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도 호불호가 적은 향이라고 하면 바로 비누향과 섬유유연제 향인데요, 비누향 향수는 깔끔함과 청결함을 상징하며 많은 향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향입니다. 하지만 비누향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그중에서도 메종 프란시스 커정(Maison Francis Kurkdjian)의 ‘724’는 단순한 비누향을 넘어 도시적 세련미와 조향의 정수를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브랜드 내에서도 인기 향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724의 향 조합과 이미지, 노트 구성, 기존 비누향 계열 향수와의 차이점, 그리고 이 향수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724의 첫인상과 이미지
메종 프란시스 커정, 이하 MFK, 724는 이름부터 특별한데요, ‘724’는 일주일 내내(7일), 하루 24시간 어느 순간에도 어울리는 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스며드는 도시적 향기를 지향합니다. 2022년 9월 출시된 724는 출시와 동시에 인기 반열에 오른 향입니다.
첫 뿌림에서는 깨끗한 알데하이드 계열의 향이 퍼지며, 갓 세탁한 셔츠, 호텔 침대의 새하얀 시트처럼 정돈된 비누향의 첫인상을 남깁니다. 이는 단순히 향기로운 비누가 아니라, 도시의 아침을 상징하는 청결하고 기민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향수 입문자에게도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이 첫인상은, 이 향이 단순한 니치 향수가 아닌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고급 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우아함을 유지하고 싶은 현대 도시인에게 딱 어울리는 콘셉트입니다.
724가 보유한 이미지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깨끗함으로, 비즈니스 미팅에 참석하는 직장인이나 중요한 자리에 잘 때, 소개팅할 때, 등 첫인상이 중요한 자리에 활용하기에 좋아 추천드립니다.
의상은 깨끗한 셔츠 혹은 포근한 니트, 흰 티에 청바지 등 깔끔한 인상을 주는 의상에 잘 어울리지만, 기본적으로 비누향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소화하기 적합한 향수입니다.
평범함 속의 구조미가 있는 노트 구성
MFK 724의 구성은 단순한 듯 보이지만, 각 노트가 유기적으로 짜여 있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비누향이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시간대별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향입니다.
- 탑 노트: 알데하이드, 베르가못
첫 향은 매우 깨끗하고 드라이합니다. 도시의 세 탕 방에서 갓 건조기를 돌린 후 문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훅한 포근함이 특징으로, 세탁소에서 막 나온 셔츠, 또는 새로 산 면티의 느낌이 들 정도로 청결한 첫인상이 강렬합니다.
- 미들 노트: 재스민 앱설루트, 스위트 피, 목련
재스민이나 목련과 같은 화이트 플로럴 계열이 주는 부드러운 달콤한 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드럽게 퍼지며, 비누향 특유의 따뜻함이 살아납니다.
- 베이스 노트: 샌달우드, 머스크
메종 프란시스 커정 하우스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메탈릭 한 향과 더불어 피부에 스며들 듯 부드럽고 포근한 잔향이 특징입니다. 파우더리함이 아닌 도시적인 차가움과 따뜻함의 균형이 이루어져 독특하면서도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이 조합은 전체적으로 비누향 계열에 속하지만, 단선적이지 않고 시간에 따라 전개되는 ‘스토리가 있는 향’을 만듭니다. 그래서 처음엔 가볍고 익숙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프란시스 커정 특유의 정교한 조향미가 느껴지며, 다른 비누향들과의 차별성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다른 비누향과의 차이점: 왜 ‘724’인가?
‘비누향’이라는 키워드로 유명한 향수는 많습니다. 출시 직후에는 향수 커뮤티니에서 같은 하우스의 '아쿠아 유니버설'과 다를 바가 없다는 평도 이어졌으며, 조말론의 ‘우드 세이지 & 씨 솔트’, 딥티크의 ‘플레르 드 뽀’, 바이레도의 ‘블랑쉬’ 등도 흔히 언급되는 비누향 향수들과도 많이 비교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24가 특별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청결함과 도시감성이 조화롭습니다. 단순히 ‘클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파리·뉴욕·도쿄 같은 도시의 정제된 공기를 입힌 감각적 연출이 특징입니다. 캠페인 이미지와 같이 도시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매캐함을 담았고 그와 동시에 클린함이 조화롭습니다.
- 공기처럼 존재감이 스며들어 크게 튀지 않지만 잔향으로 은은한 존재감을 남기며, 주변인들에게 무조건적인 좋은 피드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남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중성적 향조로 유니섹스 향수로서의 밸런스가 뛰어납니다.
- 체취처럼 피부에 스며드는 은은하고 포근한 마무리감이 고급스러우며 지속력과 잔향이 오래갑니다.
724는 단순한 ‘비누향’이 아니라, 현대 도시인의 감성과 여유를 담은 스토리 있는 향입니다.